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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차] 이원규 교수의 글에 대한 논찬(2010/02/25) 한목협 제16차 열린대화마당

1. 본 발제의 기본 관심과 관점

이원규 교수의 옥고와 그에 기초한 발제 “한국교회, 새 희망을 말할 수 있는가?”는 “오늘날 한국교회를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위기의식”을 종교사회학이라는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매우 예리하게 분석하고, 그 대안을 기독교 사회윤리학적 관점에서 제안한다. 이 교수의 관찰과 분석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위기는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의 위기로서 곧 총체적 위기이다. 그러나 그의 글과 발제의 가치는 교회의 위기를 인식케 하고, 그 원인을 분석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 희망”을 말함으로 더하여진다.

2. 한국교회 위기의 현상과 본질

무엇보다도 먼저 이 교수는 새 희망을 말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위기로 깨닫고 공감함이 중요함을 인식하였기에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기를 현상적으로 제시한다. 그는 한국 교회 위기를 인식시킴의 수단으로 “빨간 불이 켜진 한국교회”라는 시각적 비유를 차용하였다. 그가 제시하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양적 성장의 문제’와 ‘사회적 공신력의 문제’이다.

이러한 현상적 문제제시에 이어서 이 교수는 “한국교회의 미래가(마저) 어두운 몇 가지 이유”로써 “인구학적 변화” “사회경제적 수준 향상” “종교이동의 한계” “한국교회의 낮은 신뢰도”를 든다. 이러한 변인들은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판단할 때 한국교회의 미래를 어둡게, 아니 “절망적”으로 전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한국교회의 현재 위기는 오늘의 위기로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일의 한국교회도 이대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3. 한국교회 희망 요인과 전제조건

한국교회의 총체적 위기를 적나라하게 분석한 후에, 그럼에도 불국하고 “한국교회에서 희망의 불씨를 찾을 수 있는 몇 가지 이유”를 이 교수는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그것은 “신앙적 역동성” “감성문화 성향” “개 교회에 대한 충성심”과 “적극적 사회봉사”이다. 한국 문화 특유의 역동성 신앙성과 감성문화를 모판으로 교회에 대한 충성을 극대화한 것이 오늘까지 한국교회의 성장동력이었다. 이러한 요인들은 앞으로도 한국교회의 희망을 살리는 불씨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이 교수의 분석이다. 그러나 희망의 불씨가 다시 불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변혁적 전환이 필요함을 이 교수는 역설한다.

"다만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문제는 이러한 커다란 자원과 내적 동력이 주로 개 교회 안에서만 활용되었다고 하는 점이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이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일 것이 아니라 그 판을 세상을 향해 넓일 수 있다면 그것은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사실상 자발적인 인적, 물적, 시간 자원이 충분히 동원될 수 있는 기관은 교회뿐이다."

4. 한국교회 갱신과제

결론적으로 이 교수는 한국교회의 희망은 오로지 “변화”를 통하여서만 가능함을 역설한다. “변화만이 희망이다”라는 주제아래 그는 구체적인 갱신의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무엇보다 먼저 그는 “한국교회의 문제”로서 외국학자들의 관찰을 차용한다. 존스톤과 맨드릭의 분석을 인용하여 “성공과 번영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치환시켜 버리는 “영적 자만심”과 “분열”과 “권위주의적 지도력”과 “윤리적 가르침의 소홀”의 극복을 제안한다.

또한 한국사회로부터의 비판을 소개하며 극복 과제로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한국교회는 양적 팽창/외형에 너무 치우친다” “물량주의에 너무 물들어 있다” “세속화되어 세상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 “사회봉사와 이웃사랑의 실천에 인색하다” “교파가 너무 많고 단합이 안 된다는” “전도활동이 지나쳐서 혐오감을 준다” “타종교인과 무종교인에게 너무 배타적이다” “너무 시끄럽고 요란하다” “헌금을 지나치게 강요한다” “도덕적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목회자의 사리사욕/이기심 등 그 자질이 떨어진다” “지나치게 자기교회 중심적이다” 등등의 비판이다.

교회의 갱신은 구체적 행위의 변화만을 요구하는 것이라 “교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우선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이 ‘성숙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둘째로, ‘신앙 중심’의 패러다임은 ‘삶 중심,’ ‘실천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셋째로 ‘교회 중심’의 패러다임은 ‘지역사회’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넷째로, ‘조직 중심’의 패러다임이 ‘인간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통하여 만인제사장다운 교인들의 성숙한 역할과 지역사회의 신뢰회복을 가능케 하며, 결국 인간의 진정한 구원과 하나님 나라만을 목적으로 하는 ‘진리의 기둥과 터’로서의 진실된 교회회복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의 한국교회의 희망을 살리기 위한 꿈은 “교회 본질의 변화” 즉 교회본질의 회복을 주요한 과제로 제시하게 된다. 그는 이러한 과제 수행을 위하여서는 교회를 이루는 구성원인 목회자와 교인들의 ‘본질적 변화’가 따라야 함을 역설한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본질적 변화는 “목회자와 교인들의 영성, 도덕성, 공동체성의 회복”을 뜻한다.

5.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현실 과제

이 교수는 한국교회의 변혁이 원칙적인 의미에서의 “교회 본질의 변화”를 요구하며 전제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그러나 현실적인 의미에서 한국교회의 위기 극복은 더욱 현실적인 문제를 안고 있음을 인식하기에 이 교수는 “대형교회의 책임과 이미지 쇄신”을 “남은 과제”로 제안한다. 그가 제시하는 과제는 “남은 과제”이기도 하지만 “현실적 과제”이기도 한다. 그의 대형교회에 대한 요청은 사실 “한국교회의 미래가(마저) 어두운 몇 가지 이유”로서 그가 제시한 “인구학적 변화” “사회경제적 수준 향상” “종교이동의 한계” “한국교회의 낮은 신뢰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제안이므로 매우 신중하게 응답되어야 할 과제이다. 이 교수가 제안하는 한국교회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해 교회가 해야 할 “두 번째 (과제이자) 조건은 대사회적 이미지(image)의 쇄신”이다. 그는 대사회적 이미지 쇄신을 위한 대표적 예로서 ‘화합하여 하나되어 섬기는 사회봉사’를 제시한다.

결국 이 교수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미래와 희망은 “전적으로 한국교회가 앞으로 하기에 달렸다.” 그의 한국교회를 향한 희망비전은 바로 그의 결론으로 요약된다.

"신앙적 열정에 더하여 영성, 도덕성,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다면 한국교회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는 교회, 세상에 사랑과 믿음과 희망을 심어주는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가 이제 영적으로 충만하고 도덕적으로 온전하며 나누고 돌보고 섬기는 삶을 통해 이 세상을 밝히 비추고 맛을 내어 ‘멋진 신세계’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6. "새 희망" 실현을 위한 이어지는 제언: 하나님 나라 문화형성을 지향하며

이 교수의 발제는 위기의 한국교회를 위한 새 희망이 교회와 그 구성원들의 총체적 갱신을 통하여서 시작되며 실현될 수 있는 버거운 과제임을 명확히 인식하게 하여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위기(危機)라는 말자체가 함의하는 ‘위험성’과 ‘기회’의 양면성을 사회과학적 통계와 증빙자료들을 동원하여 예시한 점도 공헌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된다.

근거가 부족한 한국교회에 대한 감정적인 비판과 함께 책임감을 동반하지 않는 막연한 낙관론도 한국 교회의 새 희망을 위하여 구체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교수의 방법론과 주장은 현실에 근거한 비판이지만 동시에 책임적 대안의 토대가 되는 건설적인 이론이자 실천적 제안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윤리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이 교수의 제언은 사회윤리와 개인윤리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개인윤리에 기초한 기독교사회윤리적 비전을 모색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이 교수의 분석과 비판은 외부적인 관점에서의 그것들을 수용할 뿐만 아니라 교회 내부의 구조와 역학관계에 대한 인지와 한국 교회에 대한 애정을 동반하기에 더욱 한국교회의 갱신을 통한 ‘새 희망’의 이론적 토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여러 의미에서 한국교회 ‘새 희망’을 촉구하는 이 교수의 발제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보완적 역할이라는 의미에서 다음의 논의들을 제기함으로 졸고를 마무리한다.

6-1. 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 쇄신을 위한 과제

오늘 기독교회는 사방으로 우겨 쌈을 당하는 상황에 처하여 있다.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회 구성원들과 단체들로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기독교가 합리성과 충돌한다고, 민족주의적 정서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이념적인 갈등상황에서 너무 한 쪽에 치우친다고, 현대문화의 다양성을 이해 못한다고, 다종교적 사회를 살면서도 너무 자신들만의 절대적 진리성을 강요한다고, 또한 막강한 인적/물적 자원을 가졌으면서도 그만큼의 사회적 책임에 소홀하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욱 치명적인 비판은 우리의 삶이 우리가 전하는 말과 너무 다르다는 윤리적인 비판일 것이다. 이러한 비판들을 요약하면 ‘한국교회는 너무 얄팍하고, 올곧지 못하고, 열매가 빈약하다’는 것이리라.

이런 관점에서 21세기 한국 교회의 우선적인 과제는 ‘더욱 교회다운 교회가 되는 것’이다. 교회다운 교회란 우리 각자가 신앙인다운 신앙인들이 됨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신앙인다운 신앙인’이란 더욱 예수님 닮아가는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예수님은 항상 아버지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성을 앞세우셨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목하여야 한다. 수많은 성공적 사역이 끝난 후에 인기가 드높아져서 사람들이 왕을 삼자고 할 정도가 되었을 때, 예수님은 그들을 멀리하고 새벽 첫 시간에 아버지와의 대화, 즉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셨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닮아 가야 할 것이다. 아버지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 이것이 곧 영성의 뿌리이자 우리가 꿈꾸는 뿌리 깊은 믿음이다.

그런데 이 믿음과 영성은 뿌리와 같아서 남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뿌리를 보여 주려는 나무는 풍성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경우가 많듯이, 너무 자신의 신앙을 보여 주려고 애쓰는 신앙인들이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신앙은 하나님과 나와의 인격적인 관계성임을 기억하여야 한다.

사실 우리가 믿음보다 먼저 세상에 보여 줄 것은 깊은 뿌리로부터 올곧게 뻗어 올려진 줄기와 같은 우리의 삶이다. 믿음이 없는 세상이 볼 수 있는 것은 눈에 안 보이는 믿음이 아니라 보이는 삶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영성에 기초한, 즉 믿음이라는 뿌리로부터 비롯되는 올곧은 삶을 이 교수는 ‘도덕성’으로 표현하였다. 논찬자는 이 삶은 도덕성을 담보할 뿐 아니라 ‘전문성’도 담보하여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여기에서의 전문성이란 청지기로서의 사명의식을 전제로 하며, 달란트 비유가 함의하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격적 신앙에 힘입어 열정을 가진 일꾼에게 찾아지는 것, 즉 자신의 분야에 최선을 다함을 뜻한다.

나아가 깊은 뿌리로부터 올곧게 뻗어 나온 줄기, 즉 깊은 믿음으로부터 형성되는 전문적이며 바른 삶은 그의 일상속에서 공동체적 만남과 연합을 통하여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풍성한 열매는 곧 문화이다. 세상이 우리의 덕을 보는 것은 바로 열매로서의 문화를 나눌 때이다. 우리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은 올곧은 삶과 풍성한 열매, 즉 문화를 통해서 구체화된다. 물론 이러한 열매 나눔, 즉 삶과 문화 나눔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의지적 표현과 물질적 환경을 허락하여 주신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를 나의 주로 아는 것과 그분께서 항상 우리의 기도를 들어 응답해 주시는 분이심을 아는 뿌리 깊은 믿음, 즉 영성으로부터만 허락되는 것임을 우리는 항상 마음 깊숙이 보듬어야 할 것이다.

6-2. 교회의 패러다임 변화와 구조적 변화의 과제

특별히 우리가 주목하여 할 것은 이 교수가 제안하는 교회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제안이다.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성숙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신앙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삶 중심,’ ‘실천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교회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조직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인간 중심’의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역설하는 그의 제안은 ‘신앙인을 신앙인답게’ ‘교회를 교회답게’ 하나님 나라 중심으로 재구성하자는 제안으로 이해된다. 또한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는 ‘본질적 변화’를 전제로 하며 그것은 곧 “목회자와 교인들의 영성, 도덕성, 공동체성의 회복”이라는 주장은 한국교회 새 희망을 위한 방향성이자 주제로서 우리가 실천으로 동의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교인들과 목회자의 영성, 도덕성, 공동체성 회복을 촉진하고 담보할 수 있는 구조와 제도의 개선에 대한 후속 논의도 시급하게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16세기 제네바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배경으로 깔뱅이 제안한 교회정치제도인 장로제도를 21세기 한국이라는 맥락에서 어떻게 갱신할 수 있을 것인가? 감리교의 감독제도를 비롯한 다른 교단들의 정치제도는 21세기적 맥락에서도 과연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인가? 이와 함께 난립하여 목회자를 양산하는 신학교의 문제도 심각하게 논의되어야 할 주제로 생각된다.

라인홀드 니버가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논하였듯이 한 개인과 단체의 회복으로 한국 교회의 새 희망을 논하기에는 너무도 역부족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교회정치제도와 운영규칙 등을 21세기적 상황에 맞게 갱신하여 나가는 노력과 목회후보생을 양육하는 신학교의 문제도 매우 중요한 ‘새 희망’을 일구기 위한 과제로서 인식되고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임성빈 교수  churchr@church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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